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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하는 아이
 독자서평
<빨강파랑노랑>을 읽고
2009-02-23
작성자 : mcgay
처음에는 세 가지 색깔이 있었어요. 빨강, 노랑, 파랑.
셋은 아주 친해서 늘 함께 놀았지요. 어느날, 숨바꼭질을 하다가 신기한 일이 일어났어요. 빨강과 노랑이 몸을 꼭 붙였더니, 갑자기 둘이 합쳐지면서 새로운 색이 생긴 거에요. 바로 주황이에요. 파랑과 빨강이 꼭 껴안자, 이번에는 보라가 생겼어요. 노랑과 파랑도 꼭 껴안았지요. 둘한테서도 새로운 색이 생겼어요. 바로 초록이에요. 셋이 갑자기 여섯으로 불어났으니, 꼭 마술을 부린 것 같았어요. 빨강, 파랑, 노랑, 그리고 새로운 색 주황, 보라, 초록. 여섯은 금방 친해졌어요. 마치 한형제 같았지요. 하루는 놀다가 두 색깔을 만났어요. 한 번도 본적도 없는 색깔이었고, 그런 색깔이 세상에 있는지 몰랐기 때문에 여섯 색깔은 깜짝 놀랐어요. 둘은 이름이 검정과 하양이라고 했어요. 검정은 갖가지 색깔이 합해져서 만들어졌고, 하양은 어떤 색깔도 섞이지 않은 색이었어요. 여섯 색깔은 이쪽으로, 두 색깔은 저쪽으로 갈라서서 처음에는 좀 서먹했지요. \"쟤네도 색깔인데, 우리랑 달라.\" \"쟤네 좀 이상해. 우리랑 비슷하면서도 달라.\" 그러다 마침내, 서로 친해져서 함께 놀게 되었어요. 색깔들은 곧 자기들이 서로 다르다는 것도 까맣게 잊었지요. 하루는 노랑이 검정과 하양한테 우리가 꼭 껴안으니까 주황이랑, 보라, 초록이 생겨난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검정과 하양은 어떻게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는지 무척 궁금해서 용기를 내어 노랑이 말한대로 했어요. 그러자 회색이 생겼어요. 색깔들은 놀라면서도 반가워했어요. 색깔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노는 게 더 재미있어졌어요. 빨강이 검정을 껴안자 자주가 생기고, 빨강이 하양을 껴안자 분홍이 생겼어요. 노랑과 파랑도 똑같이 해보았더니 자꾸자꾸 새로운 색깔들이 생겨났어요. 색깔들은 저마다, 새로운 색깔이란 색깔은 다 만들어 보고 싶어했어요. 색깔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아졌어요. 지금도 날마다 색깔이 새로 생기고 또 생기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랍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많은 색깔들, 초록색 풀밭, 파란색 하늘, 보라색 꽃들, 주황색 귤, 갈색 밤은...... 모두 다 이렇게 해서 생겨난 것이지요. 이 책이 색깔들의 이야기만 하고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색깔들이 모여 세상을 아름답게 꾸미듯이 다양한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 살 만한 세상을 만들어 간다는 이야기를 작가는 살짝 넣어 놓았습니다. 사람의 마음에도 색깔이 있답니다. 그렇다면 내 마음은 어떤 색깔일까요? 이 책을 읽던 우리 큰 아이(6살 남)가 갑자기 물감 놀이를 하자고 하더군요. 이 책에 나온 색깔들을 모두 만들어 보고 싶다면서.... 6살 아들과 3살 딸아이가 여러가지 색깔들을 섞어보고 자기가 만든 색깔이 더 예쁘다며 난리를 치는 바람에.... 그날 우리집은 온통 물감 투성이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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