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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하는 아이
 독자서평
아무 말도 못하고
2009-03-13
작성자 : hyang017
물구나무출판사 철학하는 아이 [아무 말도 못하고] 책은 선택과 결정의 지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결단과 실천의 중요성을 일러 주는 책이죠. 우리가 어떤 일을 잘 해내려면 그 일에 대해서 신중하게 분석하고 계획하고, 그 계획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더 필요한 것은 알맞은 때를 놓치지 않는 결단력입니다. 아무리 근사한 계획을 세웠더라도 그 계획을 진행하려고 하면 이런 저런 걱정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결정을 미룬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결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성급한 결단이 화를 불러오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는 속담이 공연히 생긴 것이 아니지요. 충분한 검토나 비교 없이 섣부르게 진행한 일은 틈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잘못된 결정 때문에 뒤늦게 후회하더라도 이미 벌어진 일은 돌이키기가 어렵습니다. 일에 따라서는 결정할 수 있는 순간이 여러 번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앞서 내린 결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한시라도 빨리 다른 방향으로 바꾸는 것이 슬기로운 일이지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생각한 뒤에도 그 결정을 바꾸지 못하고 머뭇거립니다. 그 사이에도 일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데 말입니다. << 내용 엿보기 >> 너구리가 초대도 받지 않았는데 오소리네 집에 찾아와 오소리의 삶을 통째로 흔들어 놓기 시작합니다. 너구리는 오소리의 마음이나 생각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멋대로 행동합니다. 마음이 순하고 싫은 소리를 못 하는 오소리는 너구리의 행패에도 아무 말 못 합니다. 오소리가 고민을 거듭하고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사이에 너구리는 굴까지 차지하고 맙니다. 얼마 뒤, 굴 밖에 너구리네 식구가 똥을 싸놓은걸 보고 오소리는 털이 쭈뼛 섰어요. 똥 냄새를 맡고 누군가 굴 입구를 찾아낸다면....... 모두가 위험해질 게 뻔했지요. 오소리는 곧바로 너구리를 찾아가서 따졌지만 너구리는 별로 미안해하지도 않고 웃으면서 치우면 될 거 아닌가? 하고 넘어가 버린다. 며칠이 지났는데도 똥 더미는 그대로 있자 오소리는 사냥을 하러 나가면서 \"내가 돌아올 때까지도 치워 놓지 않으면 이젠 정말 말해야지. 나가라고 딱 부러지게 말할 거야.\" 결심하고 길을 나섭니다. 하지만 오소리가 사냥을 하고 돌아왔을 때는 이미 소용없는 일이 되어 버렸어요. 굴 앞에 스라소니가 떡 하니 버티고 있었거든요. 오소리는 심장이 마구 뛰었어요. \'너구리 새끼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굴 밖으로 나오면 어쩌지?\' 오소리는 \"애들아, 절대로 밖에 나오면 안 돼! 굴 밖에 스라소니가 있다.\" 목청껏 소리치며 굴과 반대 방향으로 냅다 뛰기 시작했어요. 오소리가 우물쭈물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지요. 오소리는 줄기살기로 뛰면서 후회하고, 또 후회했답니다. \'하루만이라도 빨리 똥 더미를 치워 달라고 말했더라면...... 하고 말이예요. ※ 우리아이들도 점점 커서 어른이 되면 스스로 결정하는 힘을 갖추어 나가겠죠. 그동안 부모나 교사의 도움을 받아 결정을 내렸던 어린이로서는 간단한 갈등 상황이더라도 이를 냉정하게 검토하고 자신이 해야 할 바를 선택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 결정이 어려운 것이라면 좀 더 뒤로 미루고 싶은 기분이 들 것입니다. 그럴 때는 내가 지금 결정을 내리지 않았을 때 어떤 문제가 일어나는지 생각해 보도록 도와주세요. 또 생활 속의 작은 일부터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어린이들에게 선택의 권한을 나누어 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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