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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어린이 책] 똥장군·꼴 망태기가 뭐예요? 할머니 무릎 베고 듣는 옛이야기
2014/01/27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3,142





엄마 손은 싫어, 싫어
인형과 글 이승은·허헌선
사진 유동영, 파랑새
각 64쪽, 1만2000원

자다가 풀어 버리는 동생 손톱은 봉숭아 물이 곱게 드는데, 얌전히 자는 내 손톱엔 물이 잘 들지 않는다. 엄마 말처럼 샘이 많아서일까. 할머니는 봉숭아 꽃물 들이며 “할머니 열 손가락에 봉숭아 물이 곱게 들면, 저승 가는 길에 빛이 환하게 비췬다” “첫눈 올 때까지 봉숭아 물이 남아 있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이야기를 해 주신다. 늦게 퇴근하시는 아버지 위해 이불에 묻어둔 밥주발, 겨울밤 어머니가 알전구 끼우고 깁는 양말 등 흑백 사진 같은 정경들도 있다.

 『엄마 손은 싫어, 싫어』 『서랍 속의 만화책』 『똥 푸는 날』로 구성된 ‘엄마 어렸을 적엔’ 시리즈는 투박한 못난이 인형들이 벌이는 옛 놀이 장면을 담은 이야기책이다. 20년 가까이 전국을 순회하며 조부모부터 손주까지 여러 세대 관객의 사랑을 받은 동명의 인형 전시를 토대로 했다. 홍익대에서 함께 미술을 공부한 이승은·허헌선 부부는 함께 인형과 그 살림들을 만들어 전시를 열어 왔다. 조부모가 된 이 부부가 손자를 독자 삼아 책을 만들었다. 각각 가족·친구·이웃을 주제로 한 세 권의 책엔 37편의 인형과 이야기글을 엮었다. 본문 뒤엔 샌드위치맨, 대장간 아저씨 같은 사라져 가는 직업 이야기 등 가까운 과거의 생활사를 정보글로 담았다.

 책에 나오는 똥장군, 꼴 망태기, 검정 고무신은 이제 없다. 그러나 할머니 무릎 베고 누워 듣는 옛날 이야기는 여전히 정겹고, 엄마 아빠 손그네 타며 나서는 나들이는 여전히 의기양양하며, 뻥튀기 냄새는 여전히 고소하다. 60, 70년대 어린이들의 생활상을 담은 인형 그림책은 엄마와 아빠,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한때는 아이였음을 상기시킨다. 아이는 어른의 과거이자 미래이므로.

_ 중앙일보 뉴스 기사
출처 : http://joongang.joins.com/article/aid/2014/01/18/13259818.html?cloc=olink|article|defaul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