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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하는 아이
 독자서평
얼룩말 또는 표범
2009-02-07
작성자 : junheeseo
<얼른 이해가 되기엔 어렵지만....>
에뤽 바튀의 다양한 그림이 \'그냥\' 좋다는 초등생 딸아이가 먼저 읽고나서 재미있다기에 그 이유를 물으니 얼룩말과 표범의 이야기가 얼른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마냥 좋다며, 에릭 바튀의 그림책을 읽으면 뭔가 또 다른 책을 읽어야지 하는 마음이 든다고 덧붙인다. 그것이 아마도 에릭바튀의 철학 그림책이 주는 매력이 아닐까...문득 생각해본다. 이번 얼룩말과 표범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비교적 단순할(?) 수도 있는 주제(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를 화가인 얼룩말과 표범 그리고 그들의 모델인 호랑이 양과 기린 양의 등장으로 풀어내고 있다. 평소 화가인 얼룩말과 표범은 자신과 \'비슷한(같은)\' 무늬를 가진 호랑이 양과 기린 양을 모델로 그들의 작품을 그리고 있다. 그들에게는 호랑이 양의 줄무늬와 기린 양의 고른 얼룩무늬만이 그림의 주제였던 것이다. 그들의 그림을 전시하고 작품을 파는 화랑 주인 악어와 신문에 그들의 그림에 대해 기사를 쓰는 타조부인과 그들의 그림을 수집하는 코끼리가 등장하지만 그들은 얼룩말과 표범의 조용한 지지자들(?)에 지나지 않았다. 어느날 자전거를 타고 나들이를 함께 떠난 얼룩말과 호랑이 양, 그리고 표범과 기린 양. 풀밭에서 맛난 점심도 먹고 온갖 잡다한 이야기도 하고, 강에서 공놀이도 하고 물놀이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얼룩말의 눈에는 기린 양의 멋진 얼룩무늬가, 표범의 눈에는 호랑이 양의 아름다운 줄무늬가 들어온다. 그런 그들이 다시 자전거를 타고 돌아올 땐 처음과 다른 모습이었다. 그래서인지 얼룩말과 표범은 \'아주 이상하고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고...... 그날 이후 얼룩말은 기린 양의 얼룩무늬를, 표범은 호랑이 양의 줄무늬에 푹~ 빠져든다. 얼룩말과 표범, 기린과 호랑이가 등장하여 들려주는 \'고정관념의 틀\'에서 벗어나는 이야기가 등장인물들의 현란함(?)으로 아직 어린 딸아이에게는 주제가 얼른 보이지 않는 것이 당연하리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굳이 딸아이에게 그 이유를 설명해 주지도 않는다. 두고두고 보다보면 문득, 얼룩말이 호랑이 양에서 기린 양으로, 표범이 기린 양에서 호랑이 양으로 모델을 바꾼 \'그 까닭\'을 어렴풋이 짐작하지 않을까...하는 마음에서 이다. 나름 인상적인 것은 그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려는 얼룩말과 표범의 주변에서 샘내던 개와 고양이, 그리고 모델을 바꿔 그려도 여전히 그들의 그림을 좋아하는 악어와 타조 부인 그리고 코끼리였다. 개와 고양이, 악어아 타조 그리고 코끼리의 등장이 주는 의미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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