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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하는 아이
 독자서평
쉿, 비밀이야
2009-02-07
작성자 : junheeseo
< 혼자만의 비밀은 너무 힘들어 >
네모난 안경을 끼고 눈을 살포시 감은 채 걸어가는 코뿔소의 표지그림을 처음에는 무심하게 보아넘겼는데 본문의 이야기를 다 읽고나면 코뿔소가 낀 안경과 다소 새침한 표정이 그제서야 눈에 들어온다. 왠만한 방패못지 않게 두꺼운 피부며 어떠한 창보다도 튼튼한 뿔이 있는 코뿔소는 그래서 광활한 아프리카 초원에서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러한 코뿔소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것이 있었으니 무엇인가가 코뿔소 앞에서 알짱거리기도 하고 갈대숲에 숨어서 코뿔소를 노리기도 하고 째려보기도 하는 등등..... 그때마다 성질급한 코뿔소는 쫓아가고 달려가고 덤벼들고 큰소리로 따져 묻는다. 그러나, 개미집을 뒤지고 있던 몽구스나 지나가고 있던 들쥐, 씨앗을 주워 먹고 있던 타조는 그렇게 억지를 부리는 코뿔소가 이상하기만 하다. 점점 \'성질 급한\' 싸움꾼이 되어가는 코뿔소가 임자를 만나게 되었으니 다름아닌 코끼리. 다짜고짜 덤겨드는 코뿔소를 살짝 피해 가볍게 밀어버린 코끼리의 승리로 싱겁게 끝이 나고 풀밭에 기운없이 쓰러져있는 코뿔소... 그때 들쥐가 다가와 코뿔소에게 눈이 나쁜 걸 사실대로 말하라고 하지만 오히려 화를 내는 코뿔소. 아마도 자신도 인정하고 싶지않은 부끄러운 비밀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일까..... 하지만 코끼리와 동물들은 가엾은 코뿔소를 위로하고 고민하기 시작한다. \'이 친구를 어떡하지?\' 아마도, 표지의 네모 안경을 코뿔소를 이해하는 친구들이 마련해준 우정의 선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림책속의 코뿔소는 자신의 눈이 나쁘다는 비밀이 결국 탄로났지만 그래도 얼마나 행복한가......이제는 다짜고짜 덤벼들거나 쫓아가는 \'성질 급한\'싸움꾼은 아닐 것이니 말이다. 문득 오늘도 아프리카 드넓은 초원에서 잘 보이지 않는 눈때문에 아무에게나 들이받고 자신을 노린다고 성질내며 살아가는 코뿔소들을 생각하니 가엾지만 하다. \'아프리카 코뿔소들아~ 이젠 비밀을 털어놓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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