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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하는 아이
 독자서평
에릭 바튀 철학 그림책 < 꽃다발 >
2009-02-23
작성자 : humanity
에릭 바튀 철학 그림책 < 꽃다발 >
이 책은 한쪽은 한줄의 글과 맞은편 쪽은 한면을 가득 채운 그림이 반복적으로 나와요. 그림은 검은 바탕에 서로 반대되는 개념의 꽃들이 나오는 데 꽃들은 모두 22가지의 얼굴을 하고 있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모습이 22가지로 함축된 듯했어요. 이렇게 서로 상반되는 여러 가지 꽃의 모습이 있지만 그것 때문에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내 꽃다발에 언제나 네 자리를 마련해 둘게.’라는 마음으로 모두에게 평등하게 자리를 내어주고 그 모두를 품에 안고 가는 것이죠. 내 꽃다발에 언제나 네 자리를 마련해 둘게. 얼마전 미국에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탄생했죠. 피부색이라는 게 살면서 별문제될것 없는 사소한 것 같지만, 사회에서는 그것으로 사람들을 차별해왔죠. 생긴것 보다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겉모습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고, 사람을 그 자체로서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나와는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을 하고, 그 차별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예요. 진정한 평등은 이 모든 것을 뛰어넘고, 인간이 그 자체로서 존중받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복잡하고 화려하고 싱싱한 꽃들만 꽃이 아니라 단순하고 소박하고 메마른 꽃들도 저마다 살아가는 존재의 이유가 있는 것인데, 그 모두를 아우르고 사랑하며, 내 꽃다발에 자리를 마련해두는 마음의 평등을 가질 때 세상이 더 아름다워질 것이라 생각해봅니다. 아이의 책을 보며 내 생각이 한 뼘 자란 것 같아요. 그런데, 책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닙니다. <미술관의 꽃>으로 화가들이 화폭에 담아 놓은 꽃의 마음들을 보여주고 있어요. 근사한 화집 하나를 부록으로 받은 기분이 들었어요. 예전에는 그저 예쁜 꽃이구나 생각했던 꽃그림이 저마다 자기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죠. 다양한 기법과 색채의 꽃들로 작가들은 아름다운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였어요. 작가의 소개, 명화출처, 간단한 그림 해설까지 근사한 화보를 보고 있노라면 내 마음에도 꽃 한송이가 피어나는 듯 했어요. 책 뒤에는 철학그림책답게 \'그림책으로 생각하기, 그림책으로 질문하기, 그림책 바깥으로 나아가기\'이런 코너가 있어요. 아, 철학그림책을 이런거구나 하고 조금 알게 되었죠. 그중 그림책을 생각하기에 이런 글이 있는데 마음에 들더군요. <작가들은 사람과 가장 닮은 꽃들을 통하여 평등과 사랑과 인류애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작가가 속삭이는 소리를 들어보세요. “그래, 모든 꽃은 아름다워! 아니, 모든 사람은 아름다워! 모든 생명은 사랑할 가치가 있지.”> 5살된 딸에게 책을 읽고 책에 있는 질문을 하기 너무 어려워 그냥 “이중에 어떤 꽃이 좋아?”하고 물으니 “화려한 꽃이 좋아. 귀걸이, 목걸이하고 머리에 예쁜 머리띠도 하면 좋잖아.”란 답을 하네요. 그전에 책을 보면서 화려한 게 뭐냐고 물어서 “엄마가 지금처럼 있으면 소박한 것이고, 밖에 일 있어서 외출할 때 화장하고 예쁜 옷입고 나가잖아 그럼 화려한 거야”라고 했더니 한창 꾸미고 예쁜 것을 좋아할 나이라 화려한한 것이 좋다고 어찌보면 당연한 대답을 했어요. 처음 볼 때는 그저 한번 읽었는데, 별 반응이 없어서 이번엔 흥미를 끌어보려고 ‘반대말 놀이’를 하자고 해서 읽었죠. 다음에는 꽃 그림 그려보자고 하면 좋아할 것 같아요. 요즘 한창 그림을 세밀하게 그려볼려고 노력하더라구요.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니고 그림에 한 줄짜리 단순한 글이 있어서 아직은 이 책의 깊은 맛을 알 못하지만 조금씩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행간의 뜻을 읽어가는 힘, 생각의 힘이 길러져 가면 그때마다 하나씩 더 받아들이겠지 조급해하지 않고, 생각하는 아이로 클 수 있게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림이 궁금하신 분은 제 블로그에 있어요 http://blog.naver.com/sy040803/30038927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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