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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하는 아이
 독자서평
철학는 아이 <너 때문이야>
2009-02-24
작성자 : humanity
책 표지에 나오는 ‘하마’의 표정이 심상치 않네요.
뭔가 불만에 가득 찬 저 눈매와 벌렁거리는 코구멍. “서연아, 하마 표정이 어때?” “화가 난것 같아.” “하마가 왜 화가 났을까?” “몰라, 궁금해. 얼른 읽어보자.” ‘철학하는 아이’는 각 권마다 그린 기법에 대한 설명이 간단하게 나와 있습니다. <너 때문이야>는 잉크와 수채화 물감으로 그렸으며 콜라주 기법을 이용하였습니다. 그림의 비중이 높은 그림책이니 만큼 각 권마다 이렇게 기법을 적어 주셔서 비교하면서 그림책을 감상하니 더욱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이 책을 쓴 이윤희씨의 또 다른 작품이며 ‘철학하는 아이’시리즈인 <펭귄 가족의 사랑>은 초등학교 1학년 읽기 교과서에 실려 있습니다. 철학하는 아이【중심생각】배움과 도전 당신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일을 신이 당신에게 위임한 일이라 생각하고 그대로 밀고 나가라. 끈기를 가지고 추진해 나가면 처음에는 당신을 비웃던 이들도 나중에는 당신을 존경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일을 중도에 포기하고 낙담해 버린다면 당신은 사람들로부터 두 배의 놀림을 받게 될 것이다.(에픽테토스) ## 내용 살펴보기 몸집이 큰 하마와, 다리가 짧은 바다표범, 날지 못하는 새 펭귄은 수영을 배워 멋지게 물에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돌고래로부터 수영을 배우기로 했어요. 그런데 하마는 수업 첫날부터 날씨 탓을 했어요. 거기다 펭귄이 하마를 보고 뚱뚱한 몸으로 수영을 배우려고 하냐며 비웃는 걸 보고는 살이 부르르 떨릴 만큼 화를 냅니다. 수영 수업은 어려운 것이 없었지만, 하마는 펭귄한테 화가 나 있어서 열심히 할 기분이 나지 않았어요. 반면 펭귄은 신나게 배우며 연습을 하고 있었죠. 하지만 그 모습을 곁눈질하던 하마는 더욱 화가 났죠. 하마가 바다표범을 곁눈질해보니 허우적대면서도 쉬지 않고 연습을 했어요. “아, 많이 나아졌어! 조금만 더 연습하면 금방 잘할 수 있을 거야.” 바다표범은 스스로 용기를 얻으려는 듯 중얼거렸어요. 둘째 날에는 뒤로 돌아 뛰기를 배웠는데 뚱뚱한 하마는 눈에 띄게 숨을 몰아쉬었어요. “내 이럴 줄 알았어. 저 펭귄 녀석 때문에 되는 게 없다니까!”하며 전혀 상관없는 펭귄 탓을 합니다. 셋째 날에는 물속에서 숨을 오래 참는 법을 배웠는데 펭귄과 바다표범은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열심히 연습했지만 하마는 또 펭귄 탓을 하며 연습을 하지 않았어요. 다음 날부터 하마는 더 이상 수영을 배우러 가지 않았어요. 영원히. 시간이 흘러 바다표범과 펭귄은 아주 멋지게 수영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하지만 하마는 아직도 땅을 짚고 헤엄을 치며 늘 투덜대지요. “다 펭귄 녀석 때문이야. 그 녀석 때문에 수영을 배울 수가 있어야지. 다 그 펭귄 녀석 때문에……” (책 표지에 하마의 화난 표정은 펭귄 탓을 하며 땅을 짚고 서 헤엄치는 모습이었네요.) 책을 읽으면서 서연이가 하마가 괜히 펭귄 탓을 한다며 웃네요. 남의 탓만 하는 하마의 모습이 아이에게 안 좋게 보였나 봅니다. 동물들에 비유해 썼지만, 정작 나는 어떠했는가 되돌아보게 됩니다. 열심히 해 보지도 않고 조건 탓, 남의 탓으로 정당화시키며 포기 한 일은 없는지. 서연이도 하기 싫으면 괜히 동생 탓을 하기도 했는데, 하마를 보며 그걸 깨달았을까요? ## 그림책으로 생각하기 배움은 신나는 일일까요, 고된 일일까요? 이 물음에 대답하려면 우리가 무엇을 배웠던 순간을 다시 기억해 봐야 합니다. 처음에는 호기심 반 걱정 반으로 배움에 뛰어듭니다. 잘 모르던 세계를 알게 되고 조금씩 실력이 늘어 가는 것은 신기하고 설레는 일입니다. 그러나 배움이 결코 흥겹지만은 않습니다. 서투른 일이 익숙해지려면 누구나 힘겨운 고비를 여러 차례 넘겨야 합니다. 새로 배우기 시작한 일의 기술이나 원칙을 이해하는 일도 어렵지만, 이해했다고 해서 다 잘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보다 몸은 훨씬 더 끈질기고 고된 훈련을 거쳐야만 새로운 일에 익숙해지기 때문입니다. <너 때문이야>는 배움의 어려움을 도전 정신으로 이겨 내는 이야기입니다. 바다표범과 펭귄은 지금 꾹 참고 이겨 내면 잘 배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겨 주는 반면, 하마는 포기의 대가를 경고해 줍니다. 나처럼 다른 사람들도 배우면서 힘든 순간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어린이들은 큰 힘을 얻습니다. 이 이야기를 읽고 새로운 것을 시작하면 포기하지 않아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겠지요. 더불어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하는 순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어 보세요. 현명한 도전이 있듯이 지혜로운 포기도 있는 법이니까요. 김지은(동화작가. 이화여대 평생교육원 초등논술전문지도자과정 강사) ## 그림책으로 질문하기 1. 하마와 바다표범과 펭귄은 처음에는 모두 수영을 배우는 게 쉽지 않았어요. 누구나 처음에 무엇을 배울 때는 힘든 순간을 이겨내야 합니다. 여러분도 어떤 것을 배우면서 처음에 힘들었던 적이 있나요? 그런 적이 있었으면 이야기해 보세요. 2. 바다표범과 펭귄은 지금 남극에서 멋지게 수영을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하지만 하마는 아직도 수영이 서툴지요. 왜 그렇게 되었을까요? 이유를 생각해 보세요. 3. 하마는 자신이 수영을 못 하는 것을 펭귄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내가 무엇을 잘 못 할 때 남의 탓을 해 본 적이 있나요? 언제 그랬는지, 왜 그랬는지, 그때의 마음을 이야기해 보세요. 4. 만약 하마가 끝까지 수영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배웠더라면 하마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상상해 보세요. 서연이와 처음 가위질을 했을 때, 처음 글을 읽었을 때, 글씨를 썼을 때 이야기를 해봤어요.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열심히 연습을 해서 지금은 이렇게 잘 한다는 이야기를 하며 스스로 자랑스러워했답니다. 요즘은 젓가락질 연습을 하는데, 아직은 어려워서 에디슨 젓가락과 병행을 하지만 밥 먹을 때마다 도전을 하니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하마처럼 지금 포기하면 영원히 토끼가 달린 젓가락을 가지고 다니며 음식을 먹어야 한다니 열심히 연습을 하겠답니다. 그리고 뭔가를 할 때 자꾸 동생 탓을 하는데, 하마의 모습과 빗대어 이야기하니 부끄러운지 웃네요. ## 꼬마 철학자에게 질문하기 1. 무엇인가를 새롭게 배우려고 도전하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일까요? 어리석은 도전도 있을까요? 2. 무엇인가를 열심히 배우다가 포기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일까요? 지혜로운 포기도 있을까요? 3. 내가 지금까지 해 온 일 가운데 어렵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일이 있나요? 그 일은 어떤 일인 가요? 나는 왜 그 일을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하나요? 4. 앞으로 내가 끝까지 도전해 보고 싶은 일이 있나요? 그 일은 무엇인가요? 나는 왜 그 일에 꼭 도전하고 싶나요? 이제 막 6살이 된 서연이와 대화를 나누기에는 좀 어려운 질문이었어요. 하지만 자신의 꿈이 화가라며 요즘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걸 보고, 화가가 되려면 더 연습을 많이 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어요. 사람을 주로 그리다가 어제는 처음으로 물고기도 그렸고, 나비도 제법 그럴듯하게 그리는 걸 보고 여러 사물을 다양하게 그려봐야 된다는 이야기도 했답니다. ‘꼬마 철학자에게 질문하기’는 저 자신에게도 질문을 해 보며 혼자 생각에 잠기에 합니다. 어리석은 도전과 지혜로운 포기도 생각해보고, 내가 끝까지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네요. ‘철학하는 아이’ 덕분에 저도 ‘철학하는 어른’이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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