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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서평
에릭 바튀 철학 그림책 <르네 왕>
2009-02-24
작성자 : humanity
르네 왕
- 뾰족한 마음이 둥근 마음으로 변한 이야기 책 표지는 전체적으로 붉고, 성의 곳곳에 매달린 뾰족한 삼각 깃발을 보고 성의 꼭대기로 가보면 삼각 깃발과 같이 뾰족한 긴 코를 치켜들고 있는 왕이 한 사람 보입니다. 맞아요. 이 분이 바로 이 책의 주인공 ‘르네 왕’입니다. 하늘은 붉은 색이고, 왕의 얼굴도 붉네요. 뾰족한 코와 붉은 색. 뭔가 일이 일어날 듯한 배경입니다. 에릭 바튀의 색감과 상징이 표지에서 느껴지네요. 이제 한번 책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중심생각] 겉모습과 마음 진실과 거짓, 진짜와 가짜의 혼동(2006 성균관대 정시 논술) / 이미지와 현실의 관계(2003 연세대 정시 논술) / 도덕성을 갖춘 이성적 인간의 형성(2000 서울대 정시 논술) ## 책 살펴보기 이 책의 주인공 르네 왕은 콧대가 높은 사람입니다. 르네 왕은 왕비에게 선왕들의 초상화를 걸어 둔 방을 보여주며 자기 얼굴은 아폴론 같이 잘 생겼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르네 왕은 자기도 왕에 걸맞은, 외모에 걸맞은 뛰어난 조각상을 만들라고 명령했어요. 마침내 조각상을 선보이던 날, 조각상의 코가 드러나자마자, 비둘기 떼가 내려와 앉자 르네 왕은 무척 화를 내며 조각가와 조수들을 모두 감옥에 가두었어요. 그날 밤, 연금술사인 카도르가 찾아와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 주겠다’고 말하며 밤새 마술을 부려 르네 왕의 조각상을 ‘대리석 알’로 바꾸어 놓았죠. “폐하의 모습은 알과 같습니다. 완벽하지요.” “감히 나를 놀리다니! 저 못돼먹은 녀석을 감옥에 가두라!” 그날 밤, 왕비가 왕자를 낳았어요. 르네 왕은 아기의 작고 긴 코가 자기를 꼭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나를 왕자가 잘 생겼으니, 나도 잘생긴 게 틀림없을거야.” 르네 왕은 기쁨에 차 자비를 베풀어 죄수들을 모두 풀어 주고, 불꽃 축제를 벌였습니다. 대리석 알은 궁궐 뜰로 옮겨졌고, 조각가는 대리석 알을 깎아 왕자의 조각상을 만들었어요. 그때부터 궁궐 뜰은 산책하기 좋은 곳이 되었지요. 에릭 바튀의 그림책답게 일단 색이 강렬합니다. 삼원색과 검은 색을 주로 쓰면서 그림을 화려하고 상징적이게 만들어 놓았네요. 인물은 작게 표현 되어 있지만 특징을 잘 잡고 표정을 그려서 인물들의 감정이 다 녹아나 있어요. 내용도 참 간결해요. 사실 저는 이 책을 다 읽고 좀 뜨아했어요. 한번 읽고는 ‘그래서, 어떻다는 거지. 르네 왕 참 단순하네.’하는 생각밖에 안들었거든요. 그런데 ‘그림책으로 생각하기’를 읽고, 그림책으로 질문하기를 통해 스스로 질문을 해보며 다시 읽어 봤더니 여러 군데 녹아있는 상징들이 보이며 이 책에서 말하려는 것들이 보이더군요. 높은 콧대와 뾰족한 코만큼 뾰족한 마음을 가졌던 르네 왕은 하나의 현상만 보고서 그 속에 담겨있는 진실을 보지 못하고 화를 냅니다. 그런 르네 왕에게 연금술사인 카도르는 알처럼 ‘둥근 마음’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어서 조각상을 둥근 알로 만들었지만, 뾰족한 마음의 왕이 그걸 알 수가 있었겠어요. 하지만 결국 르네 왕도 사랑스러운 왕자가 태어나자 여태껏 날카롭고 뾰족했던 마음이 둥근 마음으로 변하죠. 부모라면 이런 마음의 변화 모두 느껴보셨겠죠. 흔히 ‘엄마의 마음’이라고 이야기하죠. 모든 것을 품어 안을 수 있는 그런 둥근 마음, 포근한 마음. 그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이 어려운 세상도 조금은 살기 좋아질 것 같네요. 너무 뾰족뾰족 마음의 날을 세우지 마세요. 그 날에 다른 사람이 다치는 게 안보일 수도 있지만, 결국은 그 날에 자기 자신이 다치는 날이 옵니다. 그제서야 후회하면 많이 늦겠죠. 읽을수록 새록새록 느낌이 드는 책, 에릭 바튀의 철학 그림책, 정말 좋은 책이죠. 아이들에게 좀 어렵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뾰족코의 왕의 모습만 봐도 우습다고 생각 할 테니 그런 염려는 접어두고 여러 번 함께 보면서 아이의 생각이 커가는 걸 느껴보세요. 어느새 엄마의 마음도 커가고 있을 겁니다. ## 그림책으로 생각하기 어떤 마음으로 사물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겉모습은 좋게 보이기도 하고, 나쁘게 보이기도 합니다. 뾰족한 마음으로 보면 모든 것이 마음에 안 들기 때문에 화가 나지요. 바로 왕자가 태어나기 전의 르네 왕처럼요. 이 책은 우리에게 뾰족하고 날카로운 마음보다 둥글고 부드러운 마음을 가지라고 말합니다. 그것이 나를 행복하게 하고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길이라고 말합니다. 남미영(한국독서교육개발원장, 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 그림책으로 질문하기 1. 비둘기 떼는 왜 조각상의 코에 앉았을까요? 비둘기의 마음이 되어 말해 보세요. 2. 조각상의 코에 비둘기가 앉았다고 르네 왕은 조각가를 감옥에 가둡니다. 왜 그랬을까요? 르네 왕의 마음이 되어 말해 보세요. 3. 왕자가 태어나자 르네 왕은 감옥에 갇힌 죄수들을 용서합니다. 이것으로 보아 르네 왕은 어떤 사람인가요? 4. 위대한 카도르는 왜 조각상을 알로 만들었을까요? 카도르의 마음을 짐작해 보세요. 제 블로그에 오시면 그림 볼 수 있어요 http://blog.naver.com/sy040803/3004301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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