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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하는 아이
 독자서평
(에릭바튀 철학 그림책) 고추 잠자리~ 성장에 관하여 생각하게 하는 책
2009-03-04
작성자 : wordfait
처음 이 책을 펼쳐들었을 땐 고추잠자리에 관한 이야기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시골 한 소녀의 성장을 담고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시골 들판 한 가운데 작은 집에 사는 소녀는 어느 날 엄마와 아빠가 싸움으로 인해 마음이 아파서 울었습니다. (마치 저의 어린 시절의 한 모습을 보는 듯 했습니다. 저희 집도 시골이었고, 엄마 아빠의 싸움을 보았을 때 저도 울었거든요^^:) 그 소녀는 자전거를 타고 엄마 아빠가 다니지 말라고 한 큰 길로 나갑니다. 그 길에서 나무에 걸린 연도 보고, 여우 한마리도 보고, 많은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강가에서 고추잠자리 눈 앞에서 손가락을 뱅글뱅글 돌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자전거 보조 바퀴를 떼어 냈습니다. 그리고 쏜살같이 언덕을 내려갔습니다. 눈이 내리기 시작하고 하늘에 고추잠자리가 보였습니다. 아까 본 그 고추잠자리는 잠에서 깨어난 듯 싶었습니다. 날이 깜깜해 지고 엄마 아빠가 소녀를 찾아내어 집으로 돌아갑니다. 눈 길 위에 자전거 바퀴 자국이 세 줄이 나란히 새겨졌습니다. 엄마 아빠의 싸움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소녀에게 자전거는 소녀의 삶이고, 보조바퀴는 엄마와 아빠랍니다. 자라면서 어느 순간 우리는 엄마 아빠의 도움을 거부하게 됩니다. 성장한 뒤에도 엄마 아빠가 계속해서 도와주려 한다면 그것은 간섭으로 느끼게 되지요. 우리는 누구나 이 소녀처럼 삶의 보조바퀴를 떼어낼 시기가 옵니다. 이 책은 자전거 타기를 통해서 어떻게 인생의 한 과정을 겪어가는 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처음 읽고, 또 한 번 읽어도 선뜻 무엇을 말하려는 지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책 뒷편의 그림책으로 생각하기를 읽으면 아~ 그렇구나! 비로소 내용이 쏙 들어왔습니다. 책 제목을 왜 고추 잠자리라고 하였을까.. 정말 자전거 가 아니라.. 그림책으로 질문하기에 나온 질문이 정말 궁금해 졌습니다. 뱅뱅 어지러운 듯 가만히 잠든 듯이 보였던 고추잠자리가. 소녀가 보조 바퀴를 떼고 언덕을 내려갈 때 같이 등장해서 나오는 것을 보면 자유롭게 날아가는 그 잠자리처럼 소녀도 인생의 아픔을 통해 비로소 자신을 발견하고 보조바퀴 없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음을 투영시킨 것이 아닌 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삽화 하나하나가 마치 한 폭의 회화를 보는 듯 해서, 이야기보다 삽화에 더 시선이 많이 가는 이야기였습니다. 어린 시절의 저의 모습이 투영된 듯한 그런 이야기여서 읽을 수록 새록 새록 옛 추억이 떠오르네요, 저도 이 소녀처럼 아픔이 있었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서 성숙했 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의 삽화를 보면서 시골의 제가 자란 집이 떠올라서 친근하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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