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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하는 아이
 독자서평
<내가 최고야>
2009-03-06
작성자 : mcgay
{서평}물구나무 - 철학하는 아이
< 내가 최고야 > 책표지 - 동물들이 기린을 둘러싼 채 노려보고 있고 기린은 풀죽은 상태로 슬픈 눈을 하고 있습니다. 기린은 사람보다 서너 배는 커요. 사람의 목뼈는 일곱 개, 그렇다면 기린의 목뼈는 몇 개? 정답은 일곱 개. 사람과 똑같지요. 그런데 기린의 목은 어떻게 그렇게 기다랄까요? 혼자만 깔끔한 척하는 기린은 진흙탕에서 뒹구는 하나마, 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달리는 타조를 만나면 행여나 뭐가 묻을세라 목을 뒤로 쑥 젖히며 지저분하다고 합니다. 이 때 첫번째 목뼈가 쑥 늘어났어요. 기린은 입맛도 아주 까다로워서 나무 꼭대기에 있는 새순만 얌체처럼 따먹으며 억센 잎을 먹는 다른 동물들을 놀렸지요. 이때 두번째 목뼈가 쑥쑥 늘어났어요. 어느 날 기린이 잠을 자고 있을 때 검은 표범이 얄밉게 구는 기린을 놀려 주려고 기린의 코를 꽉 깨물었지요. 깜짝 놀란 기린은 잠에서 깨어나 코를 빼려고 끙끙댔지만 검은 표범은 굉장히 힘이 세었어요. 이때 세번째, 네번째, 다섯번째 목뼈가 쑤욱 쑤욱 쑤욱 늘어났지요. 다른 동물들은 서로 어울리면서 망을 보아 주었지만 기른 곁에는 아무도 없어서 기린은 슬펐어요. 부러워서 목을 한껏 빼고 다른 동물들을 둘러보다가 여섯번째 목뼈가 쑥 늘어났어요. 동물들은 기린을 끼워주기로 하고 다짐을 받았지요. \" 다시는 함부로 말하지 말고, 행동을 조심하고 또 조심해! \" 하지만 기린은 어린 원숭이들의 빨간 궁둥이를 보고 못생겼다고 앞뒤 생각없이 배를 잡고 웃고 말았어요. 기린이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동물들이 기린을 둘러싼 채 노려보면서 \" 넌 약속을 어겼어. 우린 이제 친구가 아니야. \" 라고 말했지요. 기린은 긴 목이 땅에 닿을 정도로 고개를 푹 숙였어요. 이때 기린의 일곱번째 목뼈가 쑥 늘어났지요. 또다시 혼자가 된 기린은 긴 속눈썹을 깜박거리며 눈물을 흘렸어요. \" 미안해. 나도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나도 모르게 옛 버릇이 튀어나와. 너희들이 한번만 더 참아 주었으면 참 고마웠을 텐데.... 조그만, 나를 조금만 더 지켜보아 줄 수는 없었니? \" 요즘은 아이들에게 자기 자신을 낮추기 보다는 자신을 드러내고 알리기를 더 강하게 가르치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 앞에서 자만하지 말고 겸손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너무나 어렵고 추상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자만\'을 경계하고 \'겸손\'을 권하는 이유는 끊임없이 나의 부족한 부분을 돌아볼때 지금보다 더 크게 성장할 수 있고, 이 세상이 혼자만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이기 때문에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도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다른 사람들의 가치와 가능성과 노력을 존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최고야>는 아이들에게 \'자만\'을 경계하고 \'겸손\'을 가르치기에 너무나 좋은 책입니다. 기린은 함부로 말하는 버릇을 버리지 못했고, 또 다시 혼자가 된 기린은 다른 동물들이 자기를 한 번만 더 이해해 주기를 바랐습니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기린의 잘못된 점을 알 수 있고 다른 동물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나와 친구들의 입장을 헤아려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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